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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6일

남성 패션을 위한 10가지 제안



1.'섹시하다' 라는 말은 내겐 속임수로 들린다.
얕은 수로 속이려 드는 그런 뻔한 속임수. 당신의 섹시함을
드러내기 위해 플레이보이의 버니처럼 입을 필요는 없다.

2. 패션은 완전히 '거리문화' 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1950년대 이후부터는 록 음악의 영향 아래 있다.
장담건대 앞으로 출현할 가장 재밌는 현상은
새로운 세대의 밴드들이다.
의심할 바 없이 앞으로 몇년 동안 '남성 패션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움직임은 그런록 밴드들을 따라 갈 것이다.'

3.레드카펫 위를 용감하게 지나는 턱시도를 보면서
정말 깜짝 놀라곤 했다. 모든 사람들이 괜찮게 보인다고
칭찬해주고 안심하라고 말해주더라도 펭귄 같은 모습은
여전히 이상한 거다.

4. 모든 남자들은 잘 재단된 블랙 재킷과 그에 어울리는
화이트 셔츠 혹은 티셔츠 그리고 멋진 진, 심플한 블랙 구두
또는 부츠, 여기에 충분히 오래된 그리고 더러운 빈티지 운동화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5.피부는 정말 중요한 요소이고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분야이다.
곱고 탄력있는 피부는 매력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비법.

6. 운동을 하는 것은 좋지만 타고난 몸을 변형시켜 근육을
만드는 그런 일만은 제발 멈추기를. 나는 이미 잘생기고
매력적인 남자들이 몇 달에 걸쳐 몸을 만드는 바보 같은 짓을 해서
우아함과는 거리가 먼 개구리로 변하는 것을 종종 목격했다.

7. 마른 것은 옷을 입기에 훨씬 낫다.
큰 체형, 다시 말해 몸집이 큰 것은 옷을 벗었을 때가 더 낫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과 선호도의 차이지만 남자들에게도
다이어트는 필요하다.

8. 미국 남자들은 편안함을 추구한다.
그래서 그들은 내가 사랑하는 정교하고 세련된 옷을 특별하고
캐주얼한 방식으로 입는 묘책을 갖고 있다.

9. 프랑스 남자들은 너무 꾸미기를 좋아하고 뻣뻣하며
보수적인 편이다. 영국 남자들은 놀라운 스타일을 갖고 있다.
멋쟁이가 되고 싶다면 프랑스 인들은 잊어버려라.

10.가장 확실한 것은 젊은 친구들 이야말로
언제나 패션을 리드해 나간다는 사실이다.
젊음엔 그런 인자가 있다.


에디슬리먼
전 디올 옴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GQ 인터뷰 中 -




2011년 6월 14일

밍밍한 맥주 범인은 탄산수?

10종 블라인드 테이스팅, 양대 맥주회사의 과점이 맛 향상 발목 잡는다 

“밍밍하다.”(waterly)

여행안내서 <론리 플래닛> 한국판은 한국 맥주의 맛을 이렇게 표현했다. 대부분 이 평가에 동의한다. 한국 맥주에 대한 폄하는 “수입산이 맛있다”는 선입견에서 나온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한국 맥주는 정말 밍밍한가? 브루마스터(맥주 양조 전문가)에게 한국 맥주를 포함해 열 종류의 병맥주를 블라인드 테이스팅(상표를 가리고 맛을 평가하는 것)해 달라고 부탁했다.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이 운영하는 하우스맥주 전문점 오킴스 브로이하우스의 오진영(32·위 사진) 브루마스터가 ‘악역’을 담당했다. 그는 독일의 월드 브루잉 아카데미에서 맥주 양조 과정을 수료한 뒤 오킴스 브로이하우스를 책임지고 있다. 맥주는 서울시내 할인점에서 구입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은 지난달 26일 오후 오킴스 브로이하우스에서 진행했다.

수입산이 맛있다는 건 편견일까

공정한 비교를 위해 열 종류 모두 라거 스타일로 구입했다. ‘라거’란 색이 맑고 맛이 깨끗한 하면 발효 맥주를 가리킨다. 평가 기준은 색·향·거품의 조밀도와 지속도·바디(머금었을 때 묵직하게 느껴지는 정도)·맛·청량감·피니시(끝맛) 등이다. 향의 경우 맥아향·홉(쌉쌀한 맛을 내기 위해 맥주에 첨가하는 꽃)향을 주로 본다. 거품 입자가 촘촘하고 오래 지속되는 게 좋다. 거품은 맥주가 공기와 닿는 것을 막아 산화를 방지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맥주가 산화하면 시큼한 맛이 난다. 다음은 오진영 브루마스터의 품평이다.



⊙ 1번: 전형적인 라거 스타일이다. 색이 맑고 라이트 바디이다.

⊙ 2번: 전형적인 라거 스타일이다. 홉향이 1번보다는 약간 더 난다. 피니시는 깔끔하다. 약간 효모 냄새(효모취)가 나는데 기분 나쁜 냄새는 아니다. 피니시가 깔끔하다.

⊙ 3번: 잔당이 많이 남아 있다. 발효를 일찍 끝내거나 다른 부원료를 넣은 것처럼 향에서 단내가 난다. 맥주 특유의 단내가 아니라 마치 뻥튀기에서 나는 인공적인 단내다. 거품 입자가 크다. 맥주 거품이 크림처럼 부드럽고 오래 지속하려면 단백질 성분이 적정하게 들어 있어야 한다. 3번 맥주는 거품에 단백질이 부족해 입자가 크다.

⊙ 4번: 4번 맥주는 3번 맥주보다 거품이 조금 더 조밀하지만 좋은 편은 아니다. 단맛이 약간 있다.

⊙ 5번: 탄산이 계속 올라오는 것도 중요하다. 5번 맥주는 잔에 따른 뒤에도 탄산이 계속 올라온다. 거품도 3번과 4번보다 더 조밀하다. 다크맥아(갈색을 띨 정도로 볶은 맥아)를 섞은 듯, 라거치곤 색이 어둡다. 다크맥아를 섞으면 색과 풍미가 풍부해진다.

⊙ 6번: 국산 맥주 같다. 향이 거의 없다. 굳이 찾자면, 탄산향이 난다. 맥주 특유의 호프향이 거의 없다. 다만, 약간 톡 쏘는 특징은 느껴진다.

⊙ 7번: 탄산이 끊임없이 올라오는 것도 좋고 거품의 조밀도도 균형이 좋다. 톡 쏘는 쌉쌀한 호프향도 많이 나는 걸로 보아 호프가 많이 들어간 것 같다.

⊙ 8번: 향이 인위적이다. 본연의 향은 아닌 것 같다. 특이하다. 향과 맛이 향긋하다. 그러나 맥아에서 나는 몰티(malty)한 향은 아니다. 거품의 조밀도는 낮다.

⊙ 9번: 국산 맥주는 아닌 것 같다. 거품의 조밀도도 좋고, 홉향도 풍부하다. 향이 굉장히 좋다.

⊙ 10번: 거품의 조밀도는 약간 떨어진다. 전형적인 라거다. 홉향이 좋은 편이다. 역시 품질상 국산 맥주는 아닌 것 같다. 라이트 바디이고, 상쾌한 끝맛이 독특하다.



하이트 맥스 그중 괜찮네


오진영 브루마스터는 5번과 7번을 인상적인 맥주로 꼽았다. 9번과 10번도 괜찮은 점수를 받았다. 나머지는 그런저런 평을 받았으며, 3번과 6번에 대한 평가가 가혹했다. 1번 칭다오, 2번 하이네켄, 3번 하이트, 4번 버드와이저, 5번 필스너 우르켈, 6번 카스, 7번 벡스, 8번 하이트 맥스, 9번 코로나 엑스트라, 10번 아사히 슈퍼드라이다.(왼쪽사진 촬영 뒤 다시 순서를 바꿨다.) 칭다오는 중국, 하이네켄은 네덜란드 맥주이며, 필스너 우르켈은 체코 맥주다. 벡스·코로나·아사히는 각각 독일·멕시코·일본 맥주다. 국내 맥주 가운데는 하이트 맥스가 가장 나은 평을 받았다.

똑같은 라거인데 왜 이런 품질 차이가 생길까? 우선 맥아 사용량이다. 80~90%는 맥아를 쓰고 나머지 부족한 전분은 옥수수·쌀 전분으로 보충해 만든 제품이 있다. 맥아가 비싸기 때문에 단가를 낮추려는 게 목적이다. 옥수수·쌀을 쓰면 좀더 가볍고(라이트 바디) 깔끔한 맛이 난다. 홉을 적정량 사용해 쌉쌀한 풍미를 내야 좋은 맥주다. 그러나 홉은 킬로그램당 수만원에 이르는 고가인 탓에 어떤 맥주회사는 홉향을 인위적으로 주입한다.

한국 맥주는 왜 밍밍한 걸까? 취재 결과 ‘워털리’(waterly)라는 표현처럼, 정말 물을 섞는 것으로 밝혀졌다. 라거 스타일 맥주는 대부분 알코올 도수가 4~5도 안팎이다. 맥주 발효 과정에서 8~9도 정도의 고알코올로 발효시킨 뒤 여과 과정에서 탄산수를 섞어 도수를 4~5도에 맞추는 공법이 ‘하이 그래비티 브루잉’(High Gravity Brewing)이다. 국내 업체 둘 다 이 공법을 사용한다. 하이트맥주는 지난달 24일 “하이 그래비티 브루잉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이트맥주는 “이 공법이 질을 떨어뜨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공법은 공정별 용량을 증대시키고 에너지 절감 효과 등이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 대부분의 맥주회사에서 고농도 사입(HGB)을 실시한다. 하이트는 효모 사용량과 공정 조정 등을 통해 노멀 브루잉(Normal brewing)과 품질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품질관리를 한다”고 덧붙였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오비맥주 공장 직원도 “이 공법을 사용하지만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맥주업체들이 모두 이 공법을 사용하는 건 아니다. 롯데아사히 주류는 “아사히는 하이 그래비티 양조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생산성 향상이 용이하지만, 향과 맛 등 특징을 끌어내기 어려워 오리지널 그래비티(자연적인 양조 방법) 제조법으로 만든다”고 밝혔다. 독일에서도 하이 그래비티 공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독일은 ‘맥주는 물·맥아·홉·효모로만 만든다’는 ‘맥주 순수령’이 지켜지며, 탄산수는 이물질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한국 맥주가 밍밍한 게 탄산수를 섞는 공법 때문인지는 불확실하다. 이 공법으로 만들어진 맥주도 질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오진영 브루마스터는 “맥주 맛이 떨어지는 게 하이 그래비티 공법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맥주 맛을 좋게 하려고 사용하는 공법이 아닌 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맥주 선택에도 다양성의 미덕을

오진영 브루마스터는 한국 맥주의 수준이 높아지려면 두 국내 맥주회사의 과점을 보호하는 현행 주세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하우스맥주 전문점에서 병입한 뒤 판매하는 것이 허용된다. 그러나 마트·백화점 납품 등 유통은 여전히 금지된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대해 “마이크로 브루어리(소규모 맥주양조장)의 경우 하이트나 오비와 달리 여과·살균 작업을 거치지 않아 변질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진영 브루마스터는 “동일 법인으로밖에 맥주를 공급할 수 없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가령, 누군가 생맥주집을 차린 뒤 오킴스의 맥주를 공급받고 싶어도 같은 법인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맥주 전문가 마이클 잭슨이 저서에 종종 인용했던 다음 문구를 떠올리는 맥주 애호가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불친절한 나라다.

“비브 라 디페랑스!”(Vive la difference·다양성 만세!)

글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맥주는 여름 술이라는 편견을 버려

‘맥주는 여름에 마시는 술’이라는 생각은 선입견이다. 오진영 브루마스터는 겨울에 어울리는 맥주로, 도수가 8~9도에 이르는 복(Bock)이나 에일을 추천했다. 복은 오킴스 브로이하우스에서 판매한다. 에일 맥주 가운데 편의점·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은 벨기에의 ‘뒤벨’(Duvel)이다. 플랑드르어로 ‘악마’를 뜻하는 이름처럼, 향긋한 거품과 달리 도수는 8도가 넘는다. 맥주 전문가 마이클 잭슨은 <비어>(돌링킨더슬리)에서 겨울에 어울리는 맥주로 흑맥주를 추천했다. 포도가 재배되지 않는 벨기에나 영국의 노동자들은 추운 겨울, 와인 대신 굴 등 해산물과 흑맥주를 마시며 몸을 데웠다고 한다.

고나무 기자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325623.html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3&cid=713410&iid=8809034&oid=028&aid=0001977239&ptype=011





맥주의 기원, 역사, 비어벨트를 찾아서


[Beer Road] BC4000 메소포타미아서 밀로 빚은후 이집트서 보리 맥주 생산

전 세계 2만 여종 이상 다양한 맛과 향으로 유럽에서 사랑받아

조선왕조실록에도 맥주가 나와… 1933년 조선맥주가 국내최초

 술에도 유행이 있다. 싸고 독한 소주는 압축성장의 시대, 노동자의 희노애락을 보여주는 표상이다. 와인과 막걸리의 유행은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다. 그러나 주류 시장 전체를 두고 볼 때, 어떤 술도 맥주를 따라올 수는 없다. 인류 역사와 함께 해온 맥주는 전 세계 2만여 종 이상이 주조될 만큼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기분 좋은 취기, 상쾌한 청량감, 다양한 향과 맛은 맥주가 장소와 계절, 지역과 계층에 상관 없이 사랑받는 비결이다. 농경시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맥주.
최근 맥주 주조 관련 국내 규제가 완화되며 다시 한 번 붐을 일으킬 태세다. 맥주의 기원, 맥주의 역사로 비어로드를 살펴봤다. 영국, 아일랜드, 독일과 체코로 이어지는 중심으로 이뤄진 비어벨트도 소개한다.


흐르는 빵, 맥주

인류는 언제부터 맥주를 만들어 마시기 시작했을까? 학자들은 맥주가 7000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추정한다. 기원전 4000년 경 메소포타미아(현재 이라크 지역)의 수메르 왕조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1953년 메소포타미아에서 발견된 푸른 기념비(Monument Bleu)는 이런 추측을 뒷받침해 준다. BC 4200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점토판에는 에머(Emmer)란 품종의 밀을 찧고 맥주를 빚어 여신에게 바치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다.

 이 점토판을 해독한 결과 수메르인들은 곡물을 분쇄해 빵을 구운 다음, 그 빵을 물과 함께 섞어서 자연발효시켜 맥주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에 '흐르는 빵'이란 별명이 붙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수메르인은 이미 '시카루'라 불리는 보통 맥주 외에도 검은 맥주, 붉은 맥주, 강한 맥주 등 6종의 맥주를 주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보리의 재배가 이집트로 전해져 기원전 3000년경부터 나일강에서 재배한 대맥으로 맥주를 생산하기 시작한다. 기원전 2500년경 고대 이집트에서 맥주는 신에게 바치는 음료이자 일당과 보너스, 팁을 주는 거래물이기도 했다. 영국 예술사학자 야콥 블루메는 <맥주, 세상을 들이켜다>에서 "고대 이집트에서는 맥주를 소중히 여겨 노동계약에 반드시 포함시켰다"고 말한다. 임금의 일부로 맥주를 주었는데, 평민 일꾼은 1리터의 보통 맥주를, 고위 관리는 3리터의 도수 높은 고급 맥주를 받았다.

 인류 문명의 기원인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만들어진 맥주는 유럽으로 건너간다. 기원전 1세기경 현재 독일지역의 게르마니아인들은 추위와 싸우기 위해 알콜 음료를 만들어 마셨다. 맥주를 만드는 일은 빵을 만드는 일과 같이 주부의 일이었고 맥주를 잘 담그는 솜씨는 신부의 가장 중요한 자격조건 중의 하나였다.

 중세에는 와인과 마찬가지로 수도원에서 맥주의 양조를 담당했고, 수도사들에 의해 맥주의 양조기술이 발전하게 된다. 금식 기간 동안 마실 음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시 수도사 1명당 5리터의 맥주를 마실 수 있었다고 한다. 영국의 에일(ale)과 포터(porter)는 8세기경부터 만들어졌고, 맥주에 홉을 첨가한 것은 10세기경부터다.

 벨기에산 맥주 '레페(Leffe)'는 1204년 벨기에 디나우트 지역 노트르담 수도원에서 제조되기 시작해 800년의 역사를 가진 맥주다. 최근 국내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벨기에산 맥주 '호가든(Hoegaarden)' 역시 800년 전통의 수도사 맥주다. 주원료가 보리가 아닌 밀인데다 화이트 비어로 맛과 향이 독특하다.

 술로 인한 폐단에 대한 종교적 논쟁이 벌어지고, 술 양조에 제약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3세기 보헤미아의 왕 웬체슬라스(Wenceslas)는 맥주를 '고귀하고 전능한 음료'라고 생각해 교황으로 하여금 맥주제조 금지령을 풀어주도록 건의한 일도 있다. 이것이 체코 맥주산업을 발달시켜 체코 맥주가 전 유럽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됐다.

 중세에서 근세로 넘어오면서 도시가 발전하고 길드제도가 정착됨에 따라 맥주 양조는 수도원에서 서민의 손으로 옮겨갔다. 이때부터 다양한 원료를 사용한 맥주 제조법이 등장했다. 이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생 1516년 바이에른 공국의 빌헬름4세는 '맥주 순수령'을 공포, 독일 맥주산업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 양조권은 수도원에서 국가로 위임됐다. 맥주에 여러 향료식물을 첨가했던 종전의 방식에서 탈피해 홉(Hop)만 사용토록 한 법안으로 지금의 맥주 형태를 이끌어냈다.


 산업과 기술의 발달은 주류문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19세기 산업혁명은 맥주가 대량생산, 대량 소비되는 맥주의 근대화를 가능케 했다. 와트의 증기기관은 맥주양조에도 혁신을 가져와 물 이송부터 맥아의 분쇄, 맥즙의 교반 등에 동력을 이용해 대량생산을 이끌어낸다. 증기기관차는 맥주의 운반을 쉽게 하고 거리 장벽을 牟?대량 소비 기반을 만들었다.

 칼 린데가 발명한 냉동기는 맥주양조에 혁신을 가져온다. 현재 전세계 맥주 시장의 3/4을 차지하는 하면발효주는 4도에서 10도 사이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칼 린데의 냉동기가 없었다면 하면발효주는 여름에 양조하기 힘든 맥주다. 냉동기는 오늘날 계절에 상관 없이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데 절대적인 공헌을 한 셈이다.

 프랑스의 파스퇴르는 술이 효모의 작용에 의해 생성된다는 것을 발견해 맥주의 품질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또한 열처리 살균법으로 맥주 효모를 제거함으로써 장기보관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한센은 파스퇴르의 원리를 응용해 효모의 인공배양에 성공한다. 그렇게 만든 회사가 덴마크의 대표 맥주회사 칼스버그다. 한센의 효모 순수배양기술은 맥주 맛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한센은 맥주 발효에 절절한 효모를 추출, 활용하는 과정을 통해 잡맛을 줄일 수 있도록 하고 대량생산 시 균일한 맛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조선시대 맥주

맥주를 '보리로 빚은 술'이란 개념으로 확장하면, 우리의 맥주 역사는 근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맥주를 살펴보자. 영조 86권에 '麥酒'란 단어가 있다. 1755년 영조가 금주령을 내리며 제외한 술이 있었으니 맥주와 탁주다.

 '군문(軍門)에게 음식을 주어 위로할 때는 탁주만을 쓰고, 농민들의 보리술과 탁주 역시 금하지 말아야 한다.'(고나무 <인생, 이맛이다> 재인용)

<조선왕조실록>에는 또한 '모미주(牟米酒)' 양조법이 있다. 여기서 모미란 보리를 뜻한다.

'보리쌀을 밥 짓듯 잠깐 익게 해 물에 사흘간 담가 굵은 보에 건져 볕에 돌같이 굳게 말려 다시 옥같이 찧어 법에 따라 이 술을 빚으면 좋다.' (고나무 <인생, 이맛이다> 재인용)

현대적 개념의 맥주는 구한말 개항과 함께 시작된다. 1933년 일본의 대일본맥주(주)가 영등포에 조선맥주(주)를 설립한 것이 우리나라 맥주회사의 시초다. 같은 해 12월8일 기린맥주(주)가 역시 영등포에 소화기린맥주(오비맥주 전신)를 설립했다. 1945년 광복과 함께 두 맥주회사는 미군정에 의해 관리되다가 적산관리공장으로 지정된다. 1951년에 민간에 불하, 동양맥주(오비맥주 전신)와 조선맥주(하이트맥주 전신)로 바뀌었다.

1992년 진로쿠어스맥주(주)가 설립되면서 국내 맥주업계는 오비맥주, 하이트맥주, 카스맥주 등 3사 체제로 들어간다. 그 후 외환위기 겪으면서 진로의 부도로 카스맥주(주)가 오비맥주(주)에 인수되며 다시 2파전으로 줄어든다.


21세기 비어벨트

21세기 비어로드는 어떤 모습일까? 맥주는 유럽으로 건너가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했다. 술로 유럽을 나눈다면 '와인벨트'와 '비어벨트'로 나눌 수 있다. 영국, 아일랜드, 독일, 벨기에, 체코 등 북유럽 국가들이 맥주 강대국이다. 이들 나라를 하나로 묶은 곳이 이른바 '비어벨트(Beer Belt)' 지역이다. 주요 와인 생산 국가들이 속해 있는 '와인벨트(Wine Belt)'보다 위도가 조금 높다. 북유럽의 경우 포도 재배가 어려워 각지에서 보리를 원료로 맥주를 제조하면서 유명세를 떨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비어벨트 지역을 살펴보면 체코 쪽으로 가면 라거의 전통이 강하고, 영국 및 아일랜드 쪽으로 가면 에일의 전통이 강하다. 생산량이나 소비량으로 볼 때 전 세계적으로 라거가 대세다. 특히 라거 가운데 필즈너 계열의 맥주가 전 세계 맥주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국가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는 맥주는 거의 모두 라거다. 

 전 세계 맥주 소비량을 보면 체코가 1위, 아일랜드가 2위이지만, 맥주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독일이 꼽히는 건 이런 배경 때문이다. '독일=맥주'의 이미지가 굳어진 것은 15세기경 독일 바바리아 지방에서 탄생한 라거(Lager) 맥주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 맥주의 효모가 발효를 끝내면 거품과 함께 위로 떠오르는 상면발효가 주류였지만, 이 시기 효모를 맥주통 밑에 가라앉혀 발효시키는 '하면발효법'(Bottom-Fermentation)이 새로 개발됐다. 라거는 하면발효를 위해 일정 기간 창고(독일어로 라거)에 맥주를 저장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라거가 오늘날처럼 대량 유통되기 시작한 건 1800년대 중반 독일 맥주회사 슈파텐의 제들마이어가 영국의 '페일 에일'(에일 맥주 가운데 색이 밝은 것)기술을 가져와 라거에 도입한 '페일 라거'를 만들면서부터다. 라거가 에일을 누르고 맥주의 주류가 된 건 1950년대부터다. 모튼 카우츠란 뉴질랜드인이 라거 맥주 생산기간을 단축시키는 기술을 발명했다. 곧바로 라거 맥주가 양산되기 시작해 순식간에 라거가 에일을 압도하게 됐다.

이밖에 비어벨트에서 만들어지는 각 국가의 대표 맥주를 연대 순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스텔라 아르투아 since 1366

라틴어로 별(Star)을 뜻하는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는 1366년 이래 맥주마을로 불려온 벨기에 루벤에서 유래된 600년 전통의 라거 맥주다. 스카치 위스키를 만드는 방식으로 생산돼 체감 알코올도수가 본래 도수인 5.2도보다 높게 느껴진다.

크로넨버그 1664 since 1664 

프랑스 판매 1위인 '크로넨버그 1664' (Kronenbourg 1664). 1664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3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며 에펠탑 형태의 병 모양으로 프랑스 파리를 연상하게 하는 시각적인 멋까지 느낄 수 있다. '홉 중의 캐비어'로 불리는 알사스산 홉으로 목 넘김이 부드럽고 진한 벌꿀의 맛과 향이 오래 남는 것이 특징이다.

기네스 since1759

아일랜드의 명물, 기네스 맥주는 1759년 아서 기네스(Arthur Guinness)가 만들었다. 구운 보리의 구수하고 쌉쌀한 향이 깃든 '드라이 아이리시 스타우트' 맥주로 흑맥주의 글로벌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 상면발효로 만드는 포터비어(Porter beer)다.

하이네켄 since1863 

1863년 네덜란드에서 설립된 하이네켄은 당시 하면발효라는 새로운 양조 방식과 암스테르강 물을 사용한 전략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오늘날 세계 맥주 시장을 평정한 세 가지 맥주 상표 중의 하나로 세계 어디를 가도 있을 정도로 널리 퍼져 있다.

벡스 since 1873

독일 북서부 브레멘에서 창시자의 성을 상표로 1873년 만들어진 벡스(Becks)는 전통적인 독일 맥주 제조법에 따라 제조돼 전세계 120여개 국에서 판매되는 정통 독일 라거맥주다.


칼스버그 필스너 since 1904

안데르센과 함께 덴마크의 2대 자랑거리로 불리는 칼스버그가 생산하는 맥주 가운데 가장 유명한 맥주가 칼스버그 필스너(Carlsberg Pilsner)다. 로고는 1904년, 덴마크의 건축가 토르발트 빈데스뵐(1846-1908)이 당시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아르누보 양식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것으로 로고 위에 그려진 왕관은 덴마크 왕실이 인증한다는 일종의 라이센스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칼스버그를 왕실을 의미하는 '커트(Court)'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참고서적: <맥주, 세상을 들이켜다> 야콥 블루메 지음/ 따비 펴냄

<인생, 이맛이다> 고나무 지음/ 해냄 펴냄

<술꾼의 품격> 임범 지음/ 씨네21북스 펴냄

<유럽 맥주 견문록> 이기중 지음/ 즐거운상상 펴냄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3&cid=713410&iid=8805749&oid=042&aid=0001945150&ptype=011




http://weekly.hankooki.com/lpage/coverstory/201009/wk20100928154944105430.htm

2007년 1월 10일

2007. 1.11 블로그 시작




네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기독교는 별로지만 이 문구는 좋군요.!!

열심히 해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