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22일

빌 게이츠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다



필자는 줄곧 비즈니스는 전쟁이 아니며, 제로섬 게임도 아니라고 얘기해 왔다. 주주들에게 돈을 안겨줄 수만 있다면, 그 사업은 성공적인 것이다. 굳이 경쟁업체를 죽일 필요 없이, 그저 번창하기만 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뛰어난 사업가들 역시 마찬가지다. 어찌된 일인지 사람들은 한 사람의 위인이 나타나면, 다른 한 사람은 악역을 맡아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꼭 그렇진 않다. 스티브 잡스의 인생과 업적을 찬양하는 동안, 그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빌 게이츠는 완전히 잊혀진 듯 하다.
 
이런 생각이 들게 된 계기는 지난 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실린 맥스웰 웨슬의 글을 읽고 나서였다. 웨슬은 하버드 경영 대학의 혁신주의 두뇌 집단이라 할 수 있는 성장 및 혁신 포럼(Forum for Growth and Innovation)의 연구원으로, 그의 사설의 제목은 “우상화해야 할 사람은 스티브 잡스가 아니라 빌 게이츠”였다.
 
우상화까진 잘 모르겠지만, 빌 게이츠가 제 3세계 질병과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사재를 털어 기부한 수십 억 달러가 아이패드보다 더 중요하면 중요했지, 덜 중요하진 않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가? 아! 알았다, 착한 척은 그만 하겠다. 아이패드가 더 중요한 건 맞다. 그 기부 행위가 스티브 잡스의 업적을 깎아 내릴 순 없을 거다. 그건 단지 관점과 가치관의 문제니까.
 
하지만 한 가지 더 알아야 할 역사적 사실은, 잡스가 두 번째로 애플의 CEO 자리를 맡으며 이전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둘 동안, 그가 빌 게이츠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아니었다면, 아이팟이나 아이폰, 아이패드는 존재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제품이 전부는 아니다
따지고 보면, 애플과 애플의 제품은 말 그대로 그저 제품일 뿐이다. 물론 삶에 활력을 주는 아름답고, 재미 있는 제품들이라는 점은 맞지만, 그건 월트 디즈니가 사람들에게 주었던 즐거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인필드”에서의 대사를 인용하자면, “그 자체로는 잘못된 게 없다.”
 
하지만 제품이란 건 결국 단순히 물질일 뿐이고, 잡스의 죽음에 비춰지는 엄청난 매체들의 관심은 필자에게는 칼 막스가 “물신숭배사상(fetishism of commodities)”이라 부른 것의 전형적 예로 보여졌다. 애플이 됐든 다른 기업이 됐든 결국엔 돈을 벌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 제품을 꼭 가져야 합니다, 라고 소비자를 잘 설득할수록 그들로서는 제품을 더 많이 팔아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잘못된다는 건 아니다. 시장 경제가 그런 거니까.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점은, 우리가 소유하는 물건이 곧 우리 자신이라고 믿는 치명적인 오해다. 애플의 제품들은 이제 반드시 가져야 하는 패션 액세서리가 돼버렸고, 어떤 면에서는 부자들이 선호하는 롤렉스 시계와도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카페의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을 좀 보라. 그는 맥북 에어를 쓰는데, 당신은 뭐하고 있나? 아직도 아이폰 3GS나 쓰다니, 당신 뭐 문제 있는 사람 아니야?
 
아이폰을 비롯한 디바이스들은 분명 기술 산업 전반에 혁신을 일으켰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한 통신의 발전을 불러왔다. “아랍의 봄(Arab Spring)”과 민주화 과정에서 사용된 스마트폰과 비디오 장치들을 보라. 하지만 이렇듯 제품 그 자체에 중점을 맞추다 보니 결국 아이폰이나 블랙베리, 안드로이드가 없었다면 혁명이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믿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이집트 혁명을 일으킨 건 아니지 않나.
 
빌 게이츠의 어깨에 기대어
아마도 로버트 하인라인이었던 것 같다. 이 공상 과학 소설가는 “시간이 되기 전까진 기차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시간 여행에 대해 왜 중세 시대로 돌아가 21세기 인간의 지식으로 철도를 짓는 것이 불가능한지에 대해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때는 그런 인프라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철도 없고, 선반도 없고, 동력 장치도 없었던 시대니까.
 
마찬가지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없었다면 아이폰도 없었을 것이다. 빌 게이츠와 그의 기업이 개인용 컴퓨터를 표준화시켜 어느 기업에서든 이를 만들고,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게 했기 때문에 수백 만 명의 사람들과 기업들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늘날까지도 윈도우의 컴퓨터가 맥보다 더 넓은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윈도우가 더 낫다는 말은 아니다. 사용자가 더 많다는 말일 뿐. 애플의 폐쇄적인 플랫폼은 설령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해도 전 세계 구석 구석까지 펴져나가진 못했을 것이다.
 
그토록 많은 개인 및 기업들이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했기에, 인터넷 역시 등장할 수 있었다. 수백 만 명의 컴퓨터 사용자가 없었다면 웹 역시 명령어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소수 과학자들의 전유물로만 남았을 것이다. 인터넷의 성장과 함께 이를 지지하는 인프라 역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고, 그 상당 부분을 통신 산업이 장악하게 된 것이다. 소비자들의 수요 역시 자라났다. 여기에서도 역시, 모든 이가 사용 가능했던 인터넷이 AOL과 애플의 닫힌 세계에 승리를 거두었다.
 
만일 소비자들이 웹을 선호하지 않았더라면,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를 만들 이유조차 없었을 것이다. 어차피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것 한 가지.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난 후로,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멜린다는 재단을 설립해 세계 제일의 자선 단체를 만들었다. 1994년 이후,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310억 달러 이상의 펀드를 축적해 세계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써 왔다. 하지만, 웨슬이 자신의 글에서 말했듯 단지 펀드를 축적한 것 만이 아니었고, 이미 250억 달러 이상을 기부한 상태였다.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돈으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 역시 많은 좋은 일들에 상당한 기부금을 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의 후반부에 접어 들었을 때,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사업에 열을 올렸던 반면, 빌 게이츠는 좀 더 거시적이고 결과적으로는 더 중요한 일들에 몰두하고 있었다.
 
하버드 대학에 보내는 서신에서 빌 게이츠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들이 지닌 재능과 열정으로 어떤 일을 해 왔는지 곰곰이 되돌아 보길 바란다. 여러분의 직업적 성과 외에도 세계에 만연해 있는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분과는 같은 인간이라는 것 외에는 전혀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을 위해 나는 어떤 일을 하였는가에 대해 고민하기 바란다.”
 
웨슬이 얘기했듯, “이는 사업가가 할 만한 말이 아니다. 인류의 지도자가 할 만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editor@itworld.co.kr



출처 : http://www.itworld.co.kr/news/72605








2011년 10월 22일

애플 iOS5 시리(Siri) 발표 - 음성인식기술의 가능성을 보다

"시리, 이 근처에 유명한 한식당이 있어?"

"예, 검색결과 4개의 음식점을 찾았습니다."

상사와 비서의 대화가 아니다. 아이폰 사용자가 가상비서 '시리 어시스턴트(Siri Assistant, 이하 시리)'를 사용하는 모습이다. 시리는 아이폰4S에 추가된 기본 내장 어플리케이션으로, 음성을 이해하고 음성으로 답변해주는 차세대 음성인식 엔진이다. 애플은 4일(북미 기준)아이폰4S 발표행사에서 시리를 아이폰4S의 핵심기능 중 하나로 비중있게 다루었다.

시리, 아이폰 사용자의 가상 개인비서

시리는 인공지능을 강화한 진보된 음성인식 엔진이다. 기존 음성인식기술은 데이터에 저장된 일부 단어나 문장만을 인식했을 뿐,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지는 못했다. 예를 들어 기존 음성인식기술은 사용자가 "내일 날씨는 어때?"라고 말한다면, 데이터에 저장된 '내일'과 '날씨'라는 단어를 조합해 답변을 내놓았지만, 같은 의미인 "내일 우산을 가져가는 게 좋을까?"라는 말에는 엉뚱한 답변을 하기 일쑤다. 또한,(단어나 문장)데이터 저장용량의 한계 때문에 음성 인식률 자체가 낮아 사용자의 불만이 많았다. 이 때문에 전화번호 안내서비스 등 극히 일부 분야에서 사용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네트워크 기술이 발달하고 방대한 음성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제는 음성인식기술이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특히, 스마트폰 환경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구글의 음성검색 어플 '보이스액션'이 있다. 보이스액션은 2,300억 개의 단어를 음성 데이터로 저장해 단어 및 문장 인식률을 95%까지 끌어올렸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전화, 메시지, 메일, 일정관리, 지도검색, 메모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이스액션을 활용할 수 있다. 구글은 지난 2010년 8월 보이스액션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음성인식 분야에서 선점효과를 누렸다.

출시 시기로만 보면 시리의 등장은 그리 신선하지도, 파격적이지도 않아 보인다. 보이스액션과 같은 음성인식기술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지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이러한 음성인식기술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음성인식기술 자체가 스마트폰에 탑재되었다는 아예 모르기도 하거니와, 알고 있는 소수의 사용자도 제대로 인식되지 않아 사용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애플이 별볼일 없는 기술로 뒷북을 치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시리는 보이스액션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문장 속에 담긴 사용자의 의도까지 이해하고 답변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또한, 단순히 결과를 화면에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음성으로 답변하기도 한다. 때문에 사용자는 아이폰과 대화를 하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 사용자가 질문을 하면 아이폰이 질문의 뜻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답을 한다. 이것이 시리가 '가상 개인비서'라고 불리는 이유다.

사용법은 매우 간단해

시리 사용법은 매우 간단하다. 아이폰4S의 홈 버튼을 길게 누르면, 비프 음이 2번 울리면서 화면에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What can I help you with)?'라는 메시지가 뜬다. 시리가 실행됐다는 신호다. 이제 단순히 말을 하기만 하면 된다. 화면의 마이크 아이콘에 불이 들어와 있다면 시리가 사용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는 뜻이다. 마이크 아이콘을 한 번 더 눌러 시리와 대화할 수도 있다. 만일 헤드폰이나 블루투스 헤드셋을 착용하고 있다면, 리모콘으로 명령을 내리면 된다. 마찬가지로 센터 버튼을 길게 누르고 있으면 시리가 실행된다.

기본적으로 시리는 사용자가 말을 다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응답한다. 하지만 시끄러운 곳에서는 사용자가 계속해서 말을 하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으므로 마이크 아이콘을 직접 눌러서 '할 말 다 했다'라는 의미를 전달해줘야 한다.

사용자가 말을 마치고 나면, 시리는 그 말을 그대로 화면에 표시한다. 이 때 시리는 사용자에게 추가 정보를 요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엄마한테 전화하기로 한 것 잊지 않게 꼭 알려줘"라고 말했다면 시리는 "몇 시쯤 알려드릴까요?"라고 되물을 수도 있다.



시리는 사용할수록 점차 진화한다. 


예를 들어 독특한 억양을 가진 사용자가 말을 한다면 시리는 이 정보를 '사투리'로 분류한 후 저장한다. 
시리를 사용할수록 축적된 정보량은 더욱 많아지고, 그만큼 시리의 인식률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조금 과장해서 "잠시 실례합니다", "내 좀 보이소", "좀 봐유"를 언젠가는 같은 말로 인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렇게 저장된 시리의 정보는 설정 메뉴에서 언제든지 리셋이 가능하다.

활용도는 무궁무진

시리는 아이폰에 저장된 모든 기본 내장 어플과 연동이 된다. 길을 찾을 때는 지도 어플과 연동이 되며, 사람을 찾을 때는 연락처 어플과 연동이 된다. 예를 들어 "여동생에게 전화해"라고 말하면 시리는 여동생이 누군지 되묻는다. 사용자가 '김 아무개'라고 말하면 연락처에서 해당 인물의 정보를 찾아낸다. 이 정보는 시리에 자동 저장되므로, 다음 번부터는 여동생이라고만 말해도 자동으로 연결된다.

또 기본 프로필에 직장 및 집 주소를 입력해 놓으면 여러 모로 쓸모가 많다. 가령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장 보기로 한 것 잊지마"라고 말했다면 '집'으로 등록한 장소에 근접한 순간 시리가 해당 메모를 알려준다.

물론 이 모든 기능은 기존 스마트폰에서도(음성인식방식이 아니었을 뿐)가능했던 것들이다. 하지만 기존에는 일일이 문자를 입력하거나 스마트폰 어플을 한참 뒤져야만 했다. 시리가 이 복잡한 과정을 음성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이다. 그렇다고 시리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되는' 어플은 아니다. 시리는 문자를 입력하기 힘든 상황, 예를 들면 운전 중이거나 두 손이 자유롭지 못할 때 등 여러 상황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기존의 터치 입력 방식보다 음성으로 하는 직관적인 입력 방식이 IT기기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이나 노년층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애플은 키노트 영상에서 시각장애인이 시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시리, 아쉬운 점도 많다

(앞서 기사만 본다면)마치 굉장히 좋은 것처럼 묘사했지만, 사실 시리는 미완성 단계다. 기존의 음성인식기술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데이터베이스에 없거나 난해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영국 FTSE 100(영국의 FTSE그룹이 48개의 국가주식을 구분하여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이나 나스닥 지수등의 일반적인 질문에는 답을 했지만, 채권이나 금 가격, 그리스 재정위기 상황에 대한 전망 등 심도 있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영어 외에 다른 국가 언어는 어떻게 인식할지도 미지수다. 현재 시리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만 지원하고 있다.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등 다른 국가의 언어 인식은 2012년부터 지원될 예정이다. 그리고 현재 아이폰4S에서만 구동된다는 점도 아쉽다. 애플이 시리를 통해 스마트폰 입력체계를 바꾸려고 마음먹고 있다면 기존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패드 시리즈 등의 사용자들에 대한 지원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ateid=1008&newsid=20111020161922905&p=itdonga




2011년 10월 21일

'카카오톡' 김범수 "악착같이 살지마" 의외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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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사무실 책장에는 이런 책들이 꽂혀 있었다. '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 '드림 소사이어티' '소통형 인간'··· "자기가 잘하는 걸 하면서 좋아하고 행복해지는 생태경제를 만들고 싶다"는 김범수. 카카오의 모든 직원이 직책 떼고 영어이름으로 부르도록 한 브라이언(Brian) 김범수. 그의 바람은 고스란히 책장에 녹아있었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가난 딛고 입학 후 팽팽 놀던 서울대생
휴학시키고 함께 밤새 게임 '별난 아빠'
"문제를 정의하라, 관점을 바꿔보라"


PC통신 유니텔을 만들고, 한게임을 만들고, NHN을 만들고, 그리고 카카오톡까지 만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45).

유복한 집에서 태어난 줄 알았다. 아무래도 '있는 집' 자식들이 보고 듣는 것도 많아 창의적인 일에 강하다고 하니깐. 험하게 자란 얼굴 같지도 않았다. 그런데 의외였다. 그는 '없는 집' 자식이었다. 그것도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 살아야 했던 아주 '없던 집' 자식이었다.

"어머니하고 같이 살아본 적이 거의 없어요. 지방에 돈 벌러 다니신다고 말이죠. 2남3여 맏아들인데 대학에 간 건 저 혼자뿐이었죠. 그래서 저한텐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 같아요. 모성애에 대한 트라우마, 그리고 가난에 대한 트라우마 말입니다." 

그래서 김범수도 힘들어 하는 청춘들에게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꿈'을 주문할 줄 알았다. '공부가 가장 쉬웠다'던 장승수 변호사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 반대였다.

"스스로에게 희망을 고문(拷問)해선 안될 것 같아요. '내가 안 되는 건, 열심히 안 해서 그런 거야'라는 식으로 말이죠." 김범수는 희망조차 고문하며, 스스로를 달달 볶아야 살아남는 지금 세상에 대해 "이의(異議)가 있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힘들수록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에서 출발하자"고 얘기했다.

"몰래바이트 첫 월급으로 라면 사먹을 때, 울컥했다"

김범수의 부모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 경우였다. 아버지는 중졸, 어머니는 초등학교 졸업. 아버지는 막노동과 목공일을 하면서, 어머니는 지방에 머물며 식당일하면서 자식들을 키웠다. "할머니까지 포함해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서 살았죠. 할머니 손에서 자랐어요. 어머니 사랑을 많이 못 받았던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더라고요."

김범수가 중학생때 아버지가 정육 도매업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작은 집을 장만하기도 했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부도가 났다. 그래서 재수를 할 때는 혈서까지 쓰면서 독하게 공부했다. "집안 사정을 생각하니까 보통의 노력으로는 안될 것 같았어요. 마음 흐트러질 때마다 손가락 베서 혈서를 썼죠. 3번을요. 담배 끊으려고 '까치담배(낱개로 파는 담배)' 3개비를 사다 책상에 올려놓고 진짜 힘들 때만 피자고 했죠. 1년 후에 2개비가 남았더라고요."

대학(서울대 산업공학과)에 들어간 후, 그는 먹고 사는 게 막막했다. "1학년에 딱 들어갔는데 점심 값이 없었어요. 친한 친구도 없었고, 소심해서 점심 사달라고 엉겨 붙기도 그렇고, 굶고 다녔죠. '돈 벌어야겠다' 싶더라고요. 그땐 과외가 금지였지만 '몰래바이트' 무지무지하게 했습니다. 첫 월급 15만원 받아 분식집에서 라면을 사먹는데 울컥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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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연결된 세상에 대한 첫 경험, 이게 뭐야, 대체!"
눈물 젖은 라면 먹으며 학비를 벌었으면 공부도 독하게 했을 법 한데 김범수의 대학생활은 정반대였다. "재수 1년을 워낙 힘들게 해서 그랬는지, 보상 심리랄까, 고스톱 포커 당구 바둑에 푹 빠졌어요. 교수할 것도 아니고, 서울대 졸업하고 취직 못할 것도 아니고, 이왕 놀 거면 도둑질 빼고는 다 해보자 싶었죠.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런 숱한 경험들이 버려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시작하는 게 첫걸음인 것 같아요. 한게임 만들 때도 '그나마 내가 잘하는 게 뭐지'하다 보니 '내가 잘하는 게임과 잡기, 이런 걸 온라인으로 옮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밤새워 놀았던 경험들이 온라인에서도 되겠다 싶었죠."

그의 얘기를 듣고 있으니, 가난하다고 모질게 공부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모질게 공부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는 듯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빠지고, '내가 잘하는 것'에서 길을 찾는 것. 험하고 힘든 청춘일수록 말이다.

김범수가 '연결된 세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이거 돈 되겠네'가 아니었다. '이게 뭐야, 대체'였다. "대학원 시절 BBS(전자게시판시스템, PC통신의 초기형태) 사업쪽으로 창업한 후배 사무실에 갔는데, 이게 제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제가 모르던 세상이 존재하더라고요. '직접 만나서 떠들던 사람들이 갑자기 채팅을 한다? 이게 뭐야, 대체' 싶었죠. 연결된 세상에 대한 첫경험이었죠,. 너무너무 신기했어요. 3개월을 후배 사무실에서 합숙하면서 배웠죠. 졸업하고 컴퓨터 원 없이 쓸 수 있는 회사에 취직하겠다고 결심했죠."

"내 성공의 비결은 영화 '올드보이'와 피카소" 
김범수는 늘 반 발자국씩 앞서왔다. 삼성SDS 동료들이 코볼, 포트란으로 프로그램을 짜고 있을 때 그냥 다 건너뛰고 윈도에 집중했고, 동료들이 프로그래밍에 집중할 때 유니텔 사업에 자원했다. 인터넷에 대한 개념이 희미하던 시절 회사 때려치우고 나와 한게임을 차렸고, 아이폰이 출시되는 것을 보고 모바일 메신저에 주목했다. 남들보다 반발자국씩 앞서가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영화 '올드보이'를 보면 15년을 가두잖아요. 최민식이 '어떤 놈이 대체 날 가뒀나' 고민하고 관객들도 그 느낌을 쫓아가죠. 하나씩 비밀이 풀어지니까 '저래서 가뒀구나' 하죠. 그런데 영화가 끝나나 싶었는데 유지태가 딱 한마디합니다. '당신이 틀린 질문을 하니까 틀린 답만 찾을 수밖에 없다'고. '왜 가뒀나가 아니라 왜 풀어줬나가 올바른 질문이다'고 말이죠. 거기서 땅 때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김범수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보다, 문제를 인지하는 능력,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이 어마어마하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더의 능력은 답을 찾아주는 게 아니라, 질문을 할 줄 아는 것 같아요. '어떤 어떤 문제를 풀어봐'라고 말이죠. '어떤' 문제를 풀어보라고 할지가 경쟁력이죠."

그는 '관점의 이동'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대부분 인간이 관성에서 벗어나기 어려운데, 다른 관점으로 사물을 보자는 것이죠. 피카소는, 남들이 눈에 보이는 걸 그릴 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그려서 세계 최고가 됐죠.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 이걸 내재화하고 습관화하면 경쟁력이 되는 거죠."

PC통신을 처음 봤을 때 '이제 뭐야, 대체'라고 할 수 있었던 것, 동료들이 포트란이라는 현재에 매몰됐을 때 다 건너뛰고 '다음엔 뭐지?'하며 윈도와 유니텔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모두가 인터넷에 대해 두루뭉술한 느낌을 가지고 있을 때 '인터넷이 뭐야'하며 온라인으로 밤새 노는 것에 주목할 수 있었던 것,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이 새로운 것으로 무얼 하지? 전화기란 게 대체 뭘까?'라며 근본적 질문을 던질 수 있었던 것, 이게 바로 그의 경쟁력이었다.

"사건 A가 발생했는데 한발 앞서 사건 B에 주목하는 것, 그리고 질문을 던지는 것, 바로 이것이 남들이 모르는 세상의 비밀 하나를 가질 수 있는 비결입니다. 길게도 필요 없어요. 딱 6개월만 앞서 다르게 보고 질문을 던지면 웬만한 건 다 준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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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애들 휴학 시키고 PC방서 밤새 게임하고 노는 아빠" 

김범수는 2000년 한게임을 삼성SDS 동기 이해진 사장의 네이버와 합병시키고 NHN 공동대표가 된다. 2004년 NHN 단독대표를 거친 이후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대표를 맡는다. 그러다 2007년 8월 대표직을 던진다. 성공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말이다.

"돈 많이 버는 게 성공이라 정의해버리고 달려온 것 같았죠. 어릴 때 트라우마 때문이었겠죠. 멈춰야겠더라고요. 이해진 만나서 그랬어요. '잘 모르겠다. 난 일단 가족들에게 가야겠다'고."

김범수는 다 털고 가족이 있던 미국으로 떠났다. 애들과 놀아주고 학교 데려다주면서 1년을 보냈다. "그런데 뭔가 다시 찾아야 할 것 같더라고요. 내면으로 들어가 내가 좋아하는 것, 의미가 있는 것, 가치가 있는 것 말이죠. 돈을 얻은 대신, 내가 잃어버린 것 말입니다." 그는 가족에게 양해를 구하고 혼자 다시 귀국해 음악에 빠지고, 책에 빠졌다. "많은 사람들에게 당연했던 게 저한텐 새로운 축복으로 다가왔어요. 이 나이에 말이죠. 사람들 만날 때마다 물었죠. 행복하냐고, 어떤 꿈이 있냐고.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나니까 약간의 힌트가 보이더라고요."

김범수는 너무 외로워서 "1년만 휴학하고 한국서 놀자"고 미국에 있던 가족들을 설득했다. "큰 애는 고1, 둘째는 중3이었는데 1년 늦게 대학가면 어떠냐 싶었죠. 나도 재수했는데. 넷이서 여행도 가고 당구도 치고 별 걸 다해봤죠. 아무 것도 못하게 하고 놀게만 했어요. PC방도 자주 갔어요. 저도 게임 잘하고, 와이프도 고수거든요. 딸이 문제였는데 아들의 지도로 실력이 일취월장했죠. 넷이 게임하다보면 금세 새벽 4시였어요. PC방 주인이 이상하게 생각하더군요. 행복했어요."

그렇게 혼자서, 또 가족과 놀기를 3년,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그는 가족들에게 다시 양해를 구했다. "출근 좀 해야겠다"고. 그러고서 김범수가 세상에 들고 온 게 바로 카카오톡이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라면서 말이다.

"악착같이 살지마라. 다만 관점을 바꿔보라"

김범수는 "카카오톡이 꿈이 묶여있는 젊은이들이 그 꿈을 훨훨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 동안 규모의 경제에서는 재벌이든, 언론이든, 포탈이든 독점하고 줄 세우는 것이 꿈의 경지였잖아요. 또,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에서 금융이 일으키는 가치라는 게 별 거 없는데 가져가는 건 너무 많잖아요. 그런데 새로운 실험이 성공한 거에요. 애플이 만든 생태계에 35만개 앱이 활동하고 있어요. 다 같이 먹고 사는 구조가 가능해진 것이죠. 카카오톡도 수혜를 입었고요.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건 젊은 친구들이 활개칠 수 있는 툴을 만들어주는 것,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거에요. 카카오톡 가입자가 2500만명인데 이건 엄청난 기반이에요. 음악이건, 책이건, 동영상이건, 콘텐츠 하나로 전세계에 순식간에 퍼질 수 있는, 해리포터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예요."

김범수는 청춘들에게 악착같이 살라고 주문하지 않았다. "일본에선 모바일로 소설을 연재해 500억원 대박을 낸 작가가 있어요. 유명작가가 아니에요. 짧은 문장과 빠른 템포로 모바일에 맞췄던 거죠. 이제 고시공부처럼 과거지식을 쌓는 트레이닝이 아니라, 새로운 것에 대처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어요. 글을 쓰고 싶은 친구라면 글쓰기 연습을 하는 동시에, 글쓰기와 패러다임 변화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죠.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에 대한 스킬을 쌓으면서 동시에 관점을 바꿔 세상을 볼 줄 아는 것, 그 두개가 딱 만나는 선에서 답이 나오는 거 같아요."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역삼동 카카오 사무실로 찾아가면서 기자는 크게 성공한 김범수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청춘들에게 어마어마한 노력을 강조할 거라 짐작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오히려 악착같이 살지 말라고 했다. 노력이 부족하다고 스스로를 고문하지도 말라고 했다. 대신,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했다. 다만 관점을 이동해볼 것, 문제를 정의할 것을 주문했다. 같은 것을 보고, 같은 놀이를 해도 다르게 생각하는 것, 바로 이것이 김범수의 성공 비결이었다.


http://news.mt.co.kr/mtview.php?no=2011101714343203791





애플의 삼성을 보는 시선.



1. 길을 가는데 머리에 꽃 꼽은 미친애가 달려 들어 막 주위를 돌며 깐죽 거린다.


2. 기가 막혀 상대를 안하지만 하루 이틀 사흘 나흘 계속 대든다.



3. 한마디 했더니 막 소리지르며 사람들을 불러 모아 소란을 떤다.



4. 오늘도 길가는데 또 나타나 빙빙 돌며 시비를 건다.



5. 검색어에 '머리에 꽃 꼽은 뇬' 검색을 하면 항상 내가 연관 검색어에 뜬다.



애플은 완전 이런 똥 밟은 기분 일 듯 하네요.
카피캣이 어떻게든 연관검색에 들어 가려고 진상 부리며 분탕질이니..

이러니 소송걸지.

한국영재모임 합격




음!!

2011년 10월 16일

2011년 10월 2일

골프 핸디캡


핸디캡이란

 당구에서 고수와 하수가 같이 경기 하려면 자기의 당구지수(흔히 일본말과 혼용된 말로
"다마수"라고 하는), 예를 들어 300 치는 사람과 150 치는 사람은 각자 자기 당구수를
놓고 경기를 해야 공정 하지요?

 골프에서도 마찮가지로 서로 다른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공평하게 플레이 하려면 자기 골프 지수인 핸디캡을 내놓고 해야 하지요.

 예를 들어서 핸디캡10인 사람이 핸디캡20인 사람과 플레이 한다면 고수인 사람이 하수에게 10만큼의 혜택을 주어야 공정하게 되지요. 그래서 골퍼들은, 당구에서 각자 자기 당구지수(다마수)를 갖고 있듯이 골프에서도 자기 골프 지수인 "핸디캡"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골프게임을 시작할 때 서로 핸디캡을 밝히고 자기가 하수이면 그 차이 만큼 혜택을 받고 시작해야 하는 거지요.  예를 들어 핸디캡 10인 고수가 82타(+10타)를 치고 핸디캡 20인 하수가 91타(+19타)를 쳤으면 하수가 혜택인 10타를 받으면 결국 고수보다 한 타 이겨서 그 경기를 이긴게 되지요. 

이건 아주 간단히 설명을 드리고자 예를 든 것이지만 실제 게임에서는 사실 18홀을 통틀어 계산하기 보다는 한 홀, 한 홀을 승부를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그 핸디캡 혜택은, 만약 10개의 혜택을 받았다면, 18 홀중에서 어려운 홀(스코어 카드에 어려운 홀 순서대로 "홀 핸디캡"이 표시되어 있음)에 10개의 타수를 각 1개씩 나누어 그 홀마다 1타의 혜택만을 받도로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예를 들어, 1번 홀이 파 4인 홀인데 "홀 핸디캡"이 높아서 이 홀에서 내가 핸디캡1을 받고 시작한다고 칩시다.  그럼 고수는 4타를 치면 파이지만 하수는 핸디캡 1타를 받았기 때문에 5타를 쳐도 동등하게 "파"를 한 것이므로 비긴 거지요. 만약 하수가 이 홀에서 똑같이 4타를 쳤다면 고수보다 1타 혜택이 있으므로  하수가 이긴 홀이 되는 거에요.

 이렇게 해서 서로 실력이 다른 골퍼가 비슷한 환경에서 공평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핸디캡"이 존재 하는 것이므로, 자기 핸디캡을 속이거나 하면 게임 자체를 할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모든 골퍼가 "공인 핸디캡"을 갖도록 권하고 그 "공인 핸디캡 증"을 누구에게나 발급하는데, 그 증은 신용카드 만한 크기로, 골퍼가 자기 스코어 카드를 동반 플레이어의 서명을 받아서 지정된 장소(대부분의 골프장, 연습장 등)에 제출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USGA(미골프협회)에 보내어져서 결과가 그 접수처로 돌아오게 됩니다. 따라서 처음 대회에 나오는 사람이라도 그 핸디캡을 제출하면 그 대회가 정한 핸디캡 혜택을 받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우리 나라에서는 그러한 핸디캡 시스템이 없으므로 각자 자기가 대충 몇 타를 치는 가에 따라 핸디캡을 자신이 결정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핸디캡 산출은 우리나라도 USGA의 룰을 따른다고 명시되어있으나,  실제로는 보통 골퍼들은 자신이 평균적으로 치는 오버 타수(파 72보다 넘은 타수)를 자신의 타수로 각자 결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슬픈 일이지만 우리나라의 골프 협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오랜 세월 동안 직무 유기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 골퍼들도 그러한 문제를 이의 제기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앞으로 얼마나 더 이러한 주먹 구구식의 핸디캡 시스템으로 흘러갈 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그럼 우리나라 골프협회가  따른다는 핸디캡 산출법은 어떤것인지 되도록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각 골프코스는 환경과 난이도가 다 똑같을 수 는 없습니다. 그래서 각 코스마다 고유의 난이도와 환경적 여건의 지표가 주어집니다. 쉽게 표현해서 그 코스의 난이도에 따라 다른 코스 레이팅(Course Rating), 그 코스의 주변 환경적 요소에 따라 다른 슬로프 레이팅(Slope Rating)이 있어야 그 골프장의 어려운 정도를 감안하여 공정한 핸디캡이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코스 레이팅과 슬로프 레이팅이 모든 골프장마다 표시되어 있어야 골퍼들이 그 골프장에서의 정확한 핸디캡을 산출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골프장의 스코어 카드에는 그 두 중요한 요소를 표시한 곳이 거의 없다는 슬픈 현실 입니다.

 어쨋거나.. 핸디캡 산출 방법은 간단히 이렇습니다.
 정확한 산출을 위해선 20 라운드의 결과 중에서 10개의 좋은 점수를 가지고 계산하는 것이 권장 되고있습니다. 하지만 5개 정도의 점수만 제출해도 핸디캡이  나오긴 합니다.

 10개의 핸디캡 실적이 나왔으면 그것의 96%의 값이 자신의 핸디캡이 되는 것입니다. (왜 100%를 치지 않느냐는, 의도적으로 많은 타수를 쳐서 자신의 핸디캡을 올려서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부분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핸디캡 산출법:

핸디캡실적 = (소수점 2자리이하 반올림)

{(총 타수 - 코스레이팅) x 평균슬로프레이팅} / 슬로프레이팅 

핸디캡실적 * 96% = 핸디캡

코스레이팅 71이고 슬로프레이팅 124인 골프장에서 96타를 친 사람을 예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총 타수-코스레이팅                                    97-71=27

     위결과 x  평균 슬로프레이팅           27 x 113=3051

     위결과 / 슬로프레이팅             3051 / 124 = 24.604

     핸디캡 실적 (소수점 1자리까지)                       24.6


 자, 위의 코스에서 나온 핸디캡 실적이  24.6 이네요. 다른 코스에서도 위 처럼 계산해서 또 다른 핸디캡 실적이 나왔겠지요? 그렇게 모인 20개의 실적 중에서 좋은 점수 10개를 추려서
그 총합이 175.6이라고 가정합시다. 그것을 10으로 나누어 17.65라는 평균 핸디캡실적이 나왔지요? 이것의 96%가 자신의 진짜 핸디캡입니다. 그러니 .96를 곱하니까 16.9가 나왔네요. 이사람의 핸디캡은 16.9 인 것입니다

 이렇게 정확한 핸디캡은 정수 단위가 아닌 소수점으로 나오는 것이 보통입니다. 


 두번째로 골프에서 "구력"이라는 말은, 그 사람이 골프를 해 온 경력을 말하는 것이에요.
보통은 골프를 시작해서 몇년 , 몇개월이 됐는지를 말하는 것이지요. 당신이 골프를 해 온지 6개월 됬으면 당신의 구력은 6개월이고 16년째 골프를 하고 계시면 구력 16년의 골퍼입니다.
예전에 1년쯤 하다가 몇년 째 골프를 안하는 상태라면 구력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 것이지요.^^

골프 핸디와 구력



 골프는 대개의 경우 파72타 경우가 많다. 골프장의 특성에 따라서는 파71타인 골프장도 더러 있다.

 숏홀(파3홀)4개, 미들홀(파4홀)10개,롱홀(파5홀)4개로 구성되는것이 거의 전부이며 합이 72타가 된다. 이러한 타수를 기록하면 파플레이(이븐)이라 하며 각홀의 규정타수 이상을 칠때 

+1(보기),

+2(더블보기), 

+3(트리플보기) ,

+4(쿼트러블보기Quadruplet Bogey )라고 한다.


 보통적으로 4오버파 부터는 그냥 4오버파, 5오버파....로 이야기한다.   이러한 타수의 기록을 오버파라고 한다. 언더파는 각홀의 규정타수에서  -1(버디), -2(이글), -3(알바트로스) 라고 한다. 골프는 규정타수보다 적게 치기를 원하는 스포츠이니까 당연히 언더파를 치면 좋다. 하지만 골프해보면 알겠지만 생각보다는 몹시 어려운 운동이다.  그래서 한 라운딩에서 이븐파를 치면 대단한 기록이고 언더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대개 아마추어들은 보기플레이만 해도 잘하는 기록이다.  보기플레이어는 각홀에서 한타씩 더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파72+18이니까 90타이다.  싱글플레이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일본식 표현이며 싱글 ..즉 10타미만을 말한다. 파72+9이하의 기록이니까 최고 81타미만이다..   

골프 - 개인 핸디캡 계산하는 방법



개인 핸디캡 계산하는 방법

1. 대한민국 골프협회에서 채택하고 있는 핸디캡은 미국 USGA 핸디캡 계산방법입니다.

2. 최소 5번 이상의 골프성적이 필요하고, 최근 20경기의  핸디캡을 평균낸 점수를 개인 공식점수로 인정합니다.

3. "USGA 핸디캡 = (점수 - Course Rating) * 113 / Slope Rating" 이 계산방법입니다. 골프장 스코어카드를 보면 자신이 플레이한 티박스에 따라 Course Rate과 Slope Rate이 있습니다.

4. Course Rate과 Slope Rate 정보가 없는 골프장에서 플레이를 하면, 간이핸디캡 계산을 하면 됩니다. 페리오방식, 신페리오방식, 캘러웨이방식 3가지가 있습니다. (링크)

5. 한국의 주말골퍼들은 간단하게 18홀 규정타수에서 오버한 점수의 평균을 내면 됩니다. 예를 들어 18홀 파72코스에서 100개를 쳤다면 핸디캡 = 100 - 72 = 28. 자신의 핸디캡은 28이라고 하시면 됩니다. 최근 점수 20개 정도를 항상 평균을 내시면 됩니다.



스트로트 플레이 핸디캡 주고받는 방법

위에서 계산을 한 개인의 핸디캡 점수가 필요합니다. 
18홀 파72 코스에서 경기를 했다면,

 플레이어핸디캡 18홀 점수 당일 핸디캡 점수  핸디초과 스트로크 
 A 5 80 80-72 = 8 +3
 B 10 8282-72 = 10 0
 C 18 9393-72 = 21 +3
 D 32 100100-72=28 -4 

위의 결과로는 D가 -4로 제일 점수가 낮아서 우승을 했습니다. 
2등은 B, 3등은 A와 C 스트로크당 1000원씩 내기를 했다면 D는 A에게 7000원, B에게는 4000원, C에게도 7000원을 받아서 모두 18,000원 땄네요. 이렇게 각자 서로 주고 받으면 됩니다.



2011년 8월 12일

김용의 무협!

김용의 무협은 단순히 무협이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김용 자신도 영웅문을 역사소설로 불러달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고 하는데..


김용표와 김용이 아닌 무협을 살펴보면 무협지의 차이는 더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대개의 무협지에선 무를 찾아볼 순 있지만 협을 찾아볼 수 없다. 무의 극의를 깨닫기 위해서 평생을 매진하는데, 언제 협을 실천할까? 그렇다고 소위 말하는 먼치킨 류의 소설은 책을 들어보고싶지도 않음이니.. 

 무와 협은 서로 반대로 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협은 솔직히 무가 없어도 정의로운 마음만 있어도 실천가능한 것이므로..


 김용의 소설을 살펴보자.
 신조협려는 단지 무는 자기완성이라는 공식을 벗어난다. 
 주인공의 무공이 그의 성품과도 같이 변한다. 촐싹대며 가볍던 시절엔 빠른 경공과 날렵한 초식, 그리고 곽정을 만나 협을 알며 영웅심이 치솟았을적엔 무거운 무공을 썼고 정과 의 협 사이에서 고뇌하며 괴로운 인생을 보내고 16년이 지난뒤엔 거칠고 괴이하지만 강력한 무공을  쓴다.




 김용소설의 주인공들은 내면적인 자기완성이 되어 갈수록 무공도 성품과 닮아가고 더 강해진다. 그가 하고자 한 말은 협에는 무가 필요하다가 아니라 내면의 자기완성이 된자는 강함같은게 아닐까 추측한다.




 영웅문을 살펴봐도 무공이 강해지면 그에 따른 정신력도 강해진다. 요즘 소설처럼 쌈박질하다가 버티는걸 말하는게 아니고 전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정신력. 심지어 개구장이 양과마저 나중에 소용녀와의 일들을 거치고, 강호의 일을 겪으면서 일처리하는 것도 어른스러워지고. 특히 주변인물을 보면 곽정은 완전 요즘 말로 하면 사기당하기 딱 좋은 케이스인데 황용 만나고 이런 저런 일 다 겪고 어른이 되어가며 결국 대협으로 성장한다.




우리나라의 무협엔 이런 부분이 없다.

[이철호의 시시각각] S급 천재를 걷어찬 삼성

[이철호의 시시각각] S급 천재를 걷어찬 삼성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1/08/11/5600603.html?cloc=nnc


이병철 삼성 회장은 사람 욕심이 많았다. 70대의 노(老) 경영자는 20대 초반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을 보곤 한눈에 ‘물건’임을 알아차렸다. 재일교포 2세인 손씨가 미국 버클리대 유학 시절 이야기다. 이 회장은 미국에 나가있던 자신의 사위인 정재은 삼성전자 대표(현 신세계 명예회장)에게 “손군이 삼성에 어떤 도움이 될지 살펴보라”는 특명을 내렸다. 정 대표는 직접 손씨를 만났으나 특별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나중에 손 사장이 새롭게 떠오른 인터넷 분야에서 승승장구한 뒤에야 “장인 어른의 사람 보는 안목이 남다르다”며 무릎을 쳤다. 이때 맺어진 삼성과 손 사장의 아름다운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요즘 손 사장은 이따금 이 회장 손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골프를 치며 경영의 지혜를 나누고 있다.

삼성의 인재 욕심은 대물림 된 모양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얼마 전 선진 제품 비교전시회에서 “S(수퍼)급 천재를 악착같이 확보하라”고 다시 강조했다. 삼성은 ‘S급 인재’를 모시려 해마다 전용기를 50차례나 띄운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에 자극받아 천재를 향한 갈증이 더 간절해졌는지 모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요즘 미국 아마존의 베스트셀러인 『플렉스에서(in the plex)』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구글 이야기를 다룬 이 책에는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Andy Rubin)이 2004년 삼성전자를 찾아온 대목이 나온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안드로이드 위상을 감안하면 루빈은 잡스에 버금가는 천재라 해도 무리가 아니다. 그는 “내 돈으로 항공권을 끊었다”며 제 발로 갓 만든 안드로이드를 팔기 위해 삼성전자를 찾아왔다. 당시 상황에 대한 기억도 선명하다. “동료와 둘이서 청바지 차림으로 거대한 회의실로 갔다. 청색 정장 차림의 간부 20명이 벽을 따라 도열해 있었다. 삼성의 본부장(루빈은 실명 대신 Division head라 표현했다)이 들어오자 일제히 착석했다(그에겐 한국의 특유한 기업 문화가 인상 깊었던 것 같다). 프레젠테이션을 지켜본 본부장은 너털웃음부터 터뜨렸다. ‘당신 회사는 8명이 일하는구먼. 우리는 그쪽에 2000명을 투입하고 있는데…’. 전혀 칭찬이 아니었다.” 가격을 물어보기도 전에 협상은 깨졌다.

이듬해 구글은 구멍가게 안드로이드를 5000만 달러에 집어삼킨다. 그 직후 16억5000만 달러를 쏟아 부은 유튜브 인수와 비교하면 얼마나 ‘껌값’인지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삼성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무려 3년 전에, 그것도 OS(운영체제)를 공짜로 나눠주자는 황당한 풋내기 벤처를 누가 선뜻 믿겠는가. 고작 직원이 8명인 실리콘밸리의 애송이를 세계적 거대기업인 삼성전자 본부장이 만나준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일지 모른다. 만약 삼성이 안드로이드를 인수했다면 지금처럼 세계적 히트를 쳤을지도 궁금하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구글이 미래를 내다보며 과감하게 선(先)투자를 한 반면, 삼성은 제 발로 찾아온 천금 같은 비즈니스 기회를 걷어찼다는 점이다. 땅을 치고 후회한들 어쩔 수 없다. 인재를 보는 안목이 두 회사의 운명을 가른 것이다. 지금 삼성은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목을 매고 있다. 루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폰이 출시될 때마다 “근사하게 만들었다”며 등을 두드려주는 거물이 됐다.

애플의 머리이자 심장은 잡스다. 그가 복귀한 뒤 애플 주가는 14년간 70배나 뛰었다. 드디어 엑손모빌을 제치고 시가총액마저 세계 1위 자리를 꿰어찼다. 단 한 명의 위대한 천재가 세상을 뒤바꾸는 기적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삼성의 구호는 ‘인재 제일’에서 ‘한 명의 천재가 십만 명을 먹여 살린다’로 세련되게 다듬어졌다. 하지만 손정의와 루빈의 사례를 보면 과연 삼성의 사람 보는 안목이 30년 전보다 나아졌는지, 고개를 끄덕이기 쉽지 않다. 인재관은 진화(進化)해도 정작 사람 보는 더듬이는 퇴화(退化)됐는지 모를 일이다.

2011년 6월 24일

PC방에 눈독 들이는 게임 업체들

게임 매출 좌우…마케팅 활용도


관리 프로그램 업체 잇단 인수

 대형 게임업체들이 게임 개발사가 아닌 PC방 관리 프로그램업체를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지난해 CJ E & M 게임즈(당시 CJ인터넷)가 업계 1위 미디어웹아이를 사들인 데 이어 이달 13일엔 네오위즈게임즈가 업계 2위인 에이씨티소프트를 품에 안았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마케팅 때문이다. 유선 온라인 게임업체의 경우 국내 매출에서 PC방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달한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처럼 정액제 서비스를 하면서 고사양 PC를 요구하는 게임들은 이 비율이 훨씬 높다. 업계 관계자는 "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월정액,부분 유료화 등 이용자들의 소비 성향을 쉽게 알아낼 수 있다"며 "컴퓨터 시작 화면 등에 게임 광고,게임 아이콘을 탑재할 수 있어 게임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진출에도 유리한 측면이 많다고 한다. 

 PC방 문화가 발달한 국내의 PC방 관리 프로그램은 이미 세계 곳곳의 PC방을 점령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이들 해외 PC방 영업망을 활용해 현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다른 업체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PC방을 관리하고 있다. 한게임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NHN은 지난해 PC방 영업 마케팅 전문회사 게임마케팅앤비즈니스를 만들었다. 엔씨소프트는 총판업체에 위탁했던 PC방 영업을 작년부터 직영체제로 바꿨다. 

물론 대형 게임사들의 PC방 사업 진출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미디어웹아이(50%)와 에이씨티소프트(30%)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80%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가 PC방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PC방 이용자들을 자사 게임으로만 유인하는 등 독과점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2011년 6월 14일

밍밍한 맥주 범인은 탄산수?

10종 블라인드 테이스팅, 양대 맥주회사의 과점이 맛 향상 발목 잡는다 

“밍밍하다.”(waterly)

여행안내서 <론리 플래닛> 한국판은 한국 맥주의 맛을 이렇게 표현했다. 대부분 이 평가에 동의한다. 한국 맥주에 대한 폄하는 “수입산이 맛있다”는 선입견에서 나온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한국 맥주는 정말 밍밍한가? 브루마스터(맥주 양조 전문가)에게 한국 맥주를 포함해 열 종류의 병맥주를 블라인드 테이스팅(상표를 가리고 맛을 평가하는 것)해 달라고 부탁했다.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이 운영하는 하우스맥주 전문점 오킴스 브로이하우스의 오진영(32·위 사진) 브루마스터가 ‘악역’을 담당했다. 그는 독일의 월드 브루잉 아카데미에서 맥주 양조 과정을 수료한 뒤 오킴스 브로이하우스를 책임지고 있다. 맥주는 서울시내 할인점에서 구입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은 지난달 26일 오후 오킴스 브로이하우스에서 진행했다.

수입산이 맛있다는 건 편견일까

공정한 비교를 위해 열 종류 모두 라거 스타일로 구입했다. ‘라거’란 색이 맑고 맛이 깨끗한 하면 발효 맥주를 가리킨다. 평가 기준은 색·향·거품의 조밀도와 지속도·바디(머금었을 때 묵직하게 느껴지는 정도)·맛·청량감·피니시(끝맛) 등이다. 향의 경우 맥아향·홉(쌉쌀한 맛을 내기 위해 맥주에 첨가하는 꽃)향을 주로 본다. 거품 입자가 촘촘하고 오래 지속되는 게 좋다. 거품은 맥주가 공기와 닿는 것을 막아 산화를 방지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맥주가 산화하면 시큼한 맛이 난다. 다음은 오진영 브루마스터의 품평이다.



⊙ 1번: 전형적인 라거 스타일이다. 색이 맑고 라이트 바디이다.

⊙ 2번: 전형적인 라거 스타일이다. 홉향이 1번보다는 약간 더 난다. 피니시는 깔끔하다. 약간 효모 냄새(효모취)가 나는데 기분 나쁜 냄새는 아니다. 피니시가 깔끔하다.

⊙ 3번: 잔당이 많이 남아 있다. 발효를 일찍 끝내거나 다른 부원료를 넣은 것처럼 향에서 단내가 난다. 맥주 특유의 단내가 아니라 마치 뻥튀기에서 나는 인공적인 단내다. 거품 입자가 크다. 맥주 거품이 크림처럼 부드럽고 오래 지속하려면 단백질 성분이 적정하게 들어 있어야 한다. 3번 맥주는 거품에 단백질이 부족해 입자가 크다.

⊙ 4번: 4번 맥주는 3번 맥주보다 거품이 조금 더 조밀하지만 좋은 편은 아니다. 단맛이 약간 있다.

⊙ 5번: 탄산이 계속 올라오는 것도 중요하다. 5번 맥주는 잔에 따른 뒤에도 탄산이 계속 올라온다. 거품도 3번과 4번보다 더 조밀하다. 다크맥아(갈색을 띨 정도로 볶은 맥아)를 섞은 듯, 라거치곤 색이 어둡다. 다크맥아를 섞으면 색과 풍미가 풍부해진다.

⊙ 6번: 국산 맥주 같다. 향이 거의 없다. 굳이 찾자면, 탄산향이 난다. 맥주 특유의 호프향이 거의 없다. 다만, 약간 톡 쏘는 특징은 느껴진다.

⊙ 7번: 탄산이 끊임없이 올라오는 것도 좋고 거품의 조밀도도 균형이 좋다. 톡 쏘는 쌉쌀한 호프향도 많이 나는 걸로 보아 호프가 많이 들어간 것 같다.

⊙ 8번: 향이 인위적이다. 본연의 향은 아닌 것 같다. 특이하다. 향과 맛이 향긋하다. 그러나 맥아에서 나는 몰티(malty)한 향은 아니다. 거품의 조밀도는 낮다.

⊙ 9번: 국산 맥주는 아닌 것 같다. 거품의 조밀도도 좋고, 홉향도 풍부하다. 향이 굉장히 좋다.

⊙ 10번: 거품의 조밀도는 약간 떨어진다. 전형적인 라거다. 홉향이 좋은 편이다. 역시 품질상 국산 맥주는 아닌 것 같다. 라이트 바디이고, 상쾌한 끝맛이 독특하다.



하이트 맥스 그중 괜찮네


오진영 브루마스터는 5번과 7번을 인상적인 맥주로 꼽았다. 9번과 10번도 괜찮은 점수를 받았다. 나머지는 그런저런 평을 받았으며, 3번과 6번에 대한 평가가 가혹했다. 1번 칭다오, 2번 하이네켄, 3번 하이트, 4번 버드와이저, 5번 필스너 우르켈, 6번 카스, 7번 벡스, 8번 하이트 맥스, 9번 코로나 엑스트라, 10번 아사히 슈퍼드라이다.(왼쪽사진 촬영 뒤 다시 순서를 바꿨다.) 칭다오는 중국, 하이네켄은 네덜란드 맥주이며, 필스너 우르켈은 체코 맥주다. 벡스·코로나·아사히는 각각 독일·멕시코·일본 맥주다. 국내 맥주 가운데는 하이트 맥스가 가장 나은 평을 받았다.

똑같은 라거인데 왜 이런 품질 차이가 생길까? 우선 맥아 사용량이다. 80~90%는 맥아를 쓰고 나머지 부족한 전분은 옥수수·쌀 전분으로 보충해 만든 제품이 있다. 맥아가 비싸기 때문에 단가를 낮추려는 게 목적이다. 옥수수·쌀을 쓰면 좀더 가볍고(라이트 바디) 깔끔한 맛이 난다. 홉을 적정량 사용해 쌉쌀한 풍미를 내야 좋은 맥주다. 그러나 홉은 킬로그램당 수만원에 이르는 고가인 탓에 어떤 맥주회사는 홉향을 인위적으로 주입한다.

한국 맥주는 왜 밍밍한 걸까? 취재 결과 ‘워털리’(waterly)라는 표현처럼, 정말 물을 섞는 것으로 밝혀졌다. 라거 스타일 맥주는 대부분 알코올 도수가 4~5도 안팎이다. 맥주 발효 과정에서 8~9도 정도의 고알코올로 발효시킨 뒤 여과 과정에서 탄산수를 섞어 도수를 4~5도에 맞추는 공법이 ‘하이 그래비티 브루잉’(High Gravity Brewing)이다. 국내 업체 둘 다 이 공법을 사용한다. 하이트맥주는 지난달 24일 “하이 그래비티 브루잉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이트맥주는 “이 공법이 질을 떨어뜨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공법은 공정별 용량을 증대시키고 에너지 절감 효과 등이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 대부분의 맥주회사에서 고농도 사입(HGB)을 실시한다. 하이트는 효모 사용량과 공정 조정 등을 통해 노멀 브루잉(Normal brewing)과 품질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품질관리를 한다”고 덧붙였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오비맥주 공장 직원도 “이 공법을 사용하지만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맥주업체들이 모두 이 공법을 사용하는 건 아니다. 롯데아사히 주류는 “아사히는 하이 그래비티 양조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생산성 향상이 용이하지만, 향과 맛 등 특징을 끌어내기 어려워 오리지널 그래비티(자연적인 양조 방법) 제조법으로 만든다”고 밝혔다. 독일에서도 하이 그래비티 공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독일은 ‘맥주는 물·맥아·홉·효모로만 만든다’는 ‘맥주 순수령’이 지켜지며, 탄산수는 이물질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한국 맥주가 밍밍한 게 탄산수를 섞는 공법 때문인지는 불확실하다. 이 공법으로 만들어진 맥주도 질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오진영 브루마스터는 “맥주 맛이 떨어지는 게 하이 그래비티 공법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맥주 맛을 좋게 하려고 사용하는 공법이 아닌 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맥주 선택에도 다양성의 미덕을

오진영 브루마스터는 한국 맥주의 수준이 높아지려면 두 국내 맥주회사의 과점을 보호하는 현행 주세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하우스맥주 전문점에서 병입한 뒤 판매하는 것이 허용된다. 그러나 마트·백화점 납품 등 유통은 여전히 금지된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대해 “마이크로 브루어리(소규모 맥주양조장)의 경우 하이트나 오비와 달리 여과·살균 작업을 거치지 않아 변질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진영 브루마스터는 “동일 법인으로밖에 맥주를 공급할 수 없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가령, 누군가 생맥주집을 차린 뒤 오킴스의 맥주를 공급받고 싶어도 같은 법인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맥주 전문가 마이클 잭슨이 저서에 종종 인용했던 다음 문구를 떠올리는 맥주 애호가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불친절한 나라다.

“비브 라 디페랑스!”(Vive la difference·다양성 만세!)

글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맥주는 여름 술이라는 편견을 버려

‘맥주는 여름에 마시는 술’이라는 생각은 선입견이다. 오진영 브루마스터는 겨울에 어울리는 맥주로, 도수가 8~9도에 이르는 복(Bock)이나 에일을 추천했다. 복은 오킴스 브로이하우스에서 판매한다. 에일 맥주 가운데 편의점·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은 벨기에의 ‘뒤벨’(Duvel)이다. 플랑드르어로 ‘악마’를 뜻하는 이름처럼, 향긋한 거품과 달리 도수는 8도가 넘는다. 맥주 전문가 마이클 잭슨은 <비어>(돌링킨더슬리)에서 겨울에 어울리는 맥주로 흑맥주를 추천했다. 포도가 재배되지 않는 벨기에나 영국의 노동자들은 추운 겨울, 와인 대신 굴 등 해산물과 흑맥주를 마시며 몸을 데웠다고 한다.

고나무 기자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325623.html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3&cid=713410&iid=8809034&oid=028&aid=0001977239&ptype=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