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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에 기동력을 더하다… 데이터로 본 독일의 우승
:: 월드컵 개막 전 평가: 우승 후보 3순위독일은 대회 전 우승 배당률을 놓고 봤을 때 개최국 브라질과 남미의 또 다른 강자 아르헨티나에 이은 우승 후보 3순위였다. 래드브록스는 브라질에 가장 낮은 배당률(3대1)을 제시했고, 아르헨티나(9대2)를 그 다음으로 꼽았다. 독일(5대1)은 스페인(6대1)에 살짝 앞서며 두 남미 국가 뒤를 이었다. 유럽 국가 중에서는 최고였다. 윌리엄힐도 배당률은 다르지만 예상 순위는 비슷했다. 브라질(3대1), 아르헨티나(4대1), 독일(6대1), 스페인(13대1) 순이었다. 세계적 투자사인 골드만삭스가 대회 전 내놓은 리포트도 동일했다. 브라질(3대1), 아르헨티나(9대2), 독일(11대2), 스페인(13대2)였다. 골드만삭스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각각 독일과 스페인을 꺾고 결승에서 만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독일은 브라질을 넘고 결승에 올랐고 아르헨티나마저 제압하며 저들의 예상을 뒤집었다.
:: 최고의 승리: 브라질전(4강전)이번 월드컵에서 독일이 거둔 최고의 승리는 브라질전임을 다들 인정할 것이다. 이 경기에서 독일은 기동력과 집중력으로 브라질을 넘어섰다. 점유율, 슛 횟수에서는 살짝 밀렸지만 활동거리에서 브라질을 훨씬 앞질렀다. 찬스에서의 집중력은 높았고, 골키퍼 노이어도 많은 점수 차의 리드에서 거듭 선방을 해냈다. 특히 전반 10분부터 30분까지의 20분 동안 독일은 완벽히 경기를 통제했고 이 시간 동안에만 무려 5골을 터트렸다.
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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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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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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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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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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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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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7회(43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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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횟수(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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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2회(48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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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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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성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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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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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회(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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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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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회(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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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회(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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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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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회(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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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회(15.5%)
|
롱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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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회(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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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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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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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
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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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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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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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91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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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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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33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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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8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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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소유 활동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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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59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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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부
(11.29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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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활동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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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바인슈타이거
(12.61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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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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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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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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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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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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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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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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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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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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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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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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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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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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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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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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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위기: 가나전(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전에서도 고전을 했지만 독일이 이번 대회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가나전이었다. 경기별 유효슛 기록만 놓고 보면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기고 간 가나는 독일이 유일하게 공격에서 우위를 내 준 상대였다. 뛰어난 신체 능력과 운동량, 스피드로 독일의 조직력을 흔든 가나는 20개의 슛을 날렸고 그 중 절반이 유효슛이었다. 덕분에 노이어의 활약이 돋보이기도 했다. 뢰브 감독은 가나전을 통해 오히려 이후 토너먼트에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가나의 스리톱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며 포백 구성에 변화를 줘야 했다. 이 경기를 통해 클로제와 슈바인슈타이거가 본격 투입됐다. 가나전 이후 독일은 5연승을 거두며 FIFA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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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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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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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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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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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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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3회(58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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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횟수(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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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회(335회)
|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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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성공률
|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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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회(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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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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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회(24.7%)
|
483회(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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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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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회(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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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회(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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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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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회(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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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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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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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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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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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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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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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88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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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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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4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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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3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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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소유 활동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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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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뮐러(12.22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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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활동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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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타리(11.1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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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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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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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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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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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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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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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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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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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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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회
|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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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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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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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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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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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성공요인 분석
1) 요아힘 뢰브 감독: 유연한 전략과 다양한 계획
뢰브 감독의 전략이 대회 내내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대신 그에겐 유연성이 있었다.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변화를 줘서 대처했다. 회베데스와 보아텡을 양 측면에 세우는, 사실상 4명의 센터백을 배치하는 포백과 그 앞에 람을 두는 수비 전형은 포르투갈전에서 대성공을 거뒀지만 뒤 이은 가나전에선 문제를 노출했다. 뢰브 감독은 미국전에서 슈바인슈타이거를 투입해 허리에서의 블록을 강화했다. 알제리전에서는 무스타피가 부상을 당하자 케디라를 풀백에 세우는 변화를 줬고, 케디라는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연장전 승리에 기여했다. 프랑스전부터는 람을 측면으로 돌리고 케디라와 슈바인슈타이거를 허리에 세워 안정도를 한층 높였다. 상대의 성향, 선수의 부상과 경고 누적 등에 대비한 플랜 B와 C를 계속 내놓으며 대처해나갔다.
2) 마누엘 노이어: 새로운 골키퍼의 모델 제시하다
노이어는 페널티박스 안을 주된 공간으로 삼던 기존 골키퍼들의 틀을 깼다. 그는 수시로 박스 바깥을 넘나들고 발을 이용한 정교한 기술로 최종 수비수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노이어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폭 넓은 움직임을 보였다. 그가 커버한 공간은 가장 넓었고, 3.4km~4.8km 사이를 움직이는 다른 골키퍼들을 상회하는 5.3km의 경기당 평균 활동량을 선보였다. 물론 노이어의 이런 부수적 결과물이 빛난 것은 방어라는 기본 역할부터 탁월했기 때문이다. 대회에서 가장 높은 86%의 유효슛 대비 선방율을 기록했다. 오초아, 하워드, 나바스 등이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면 노이어는 대회 내내 전 경기에서 일관되게 인상적이었다.
3) 필립 람: 완벽한 변속 기어, 헌신의 주장
람은 독일의 필드 플레이어 중 베네딕트 회베데스, 토니 크로스와 함께 전경기 풀타임을 뛴 선수다. 초반 4경기에 람은 포백 앞에 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어야 했다. 그에게 최상의 포지션은 오른쪽 풀백으로 통하지만 검증된 전천후 선수기에 그 자리에서도 문제는 없었다. 프랑스와의 8강전부터 풀백으로 돌아간 람은 측면을 휘젓고 다녔다. 주장으로서 감독의 어떤 요구도 충실히 소화했고, 어느 위치에서도 최상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람은 독일 대표팀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패스를 구사했고 성공률도 84%에 달한 만큼 안정감이 높았다.
4) 토마스 뮐러: 기동력으로 승부하는 공격수압도적인 피지컬도, 문전에서의 화려한 기술도 갖추지 않았지만 뮐러는 탄탄한 기본기, 그리고 공격수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활동량으로 세계 정상급 공격수임을 증명했다. 월드컵을 본 이라면 뮐러는 공이 있든, 없든 늘 어딘가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 뮐러의 총 활동거리는 84km로 경기당 평균 12km다. 이것은 세계 최정상의 미드필더들도 쉽게 커버하지 못하는 거리다. 당연히 이번 대회 공격수 중 최고의 활동량이었고, 독일 전체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많이 움직였다. 공간을 찾아 움직이며 기회를 포착하는 뮐러의 다음 무기는 정확한 퍼스트터치다. 찬스에서 그의 퍼스트터치는 늘 다음 동작을 위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준다. 이 두 가지 무기로 뮐러는 두 대회 연속 5골을 기록, 현역 선수 중 유일하게 월드컵 개인 최다골 TOP7에 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클로제가 기록한 개인 최다골 신기록(16골)을 깰 유일한 후보다.
5) 18명의 힘(베스트 일레븐+두터운 벤치 멤버)
이번 대회에 독일은 2명의 백업 골키퍼(바이덴펠러, 칠러)와 3명의 필드 플레이어(그로스로이츠, 긴터, 두름)를 뺀 18명의 선수를 가동해 7경기를 치렀다. 대회를 치를수록 독일은 벤치 멤버의 힘을 보여줬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를 보인 선수들의 대체자를 찾지 못해 마지막에 힘을 쓰지 못한 것과 비교됐다. 안드레 쉬얼레는 토너먼트에 들어 가장 중요한 슈퍼서브 역할을 했다. 클로제, 슈바인슈타이거가 대회 초반 부상 여파로 제대로 나서지 못했지만 공백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괴체, 메르테자커가 대회 종반부에는 선발라인업에서 사라졌지만 그래도 독일은 강했다. 네덜란드처럼 23명의 선수를 골고루 쓸 일은 거의 나오지 않는 월드컵 무대지만 그래도 얼마나 대기 멤버들이 탄탄하냐가 체력적으로 한계를 보이게 되는 토너먼트에서는 경쟁력 그 자체였다.
:: 에필로그: 점유율에 기동력을 더한 독일,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다
독일이 보여준 강력함은 월드컵에서 깜짝 등장한 것은 아니다. 분데스리가의 강호들은 최근 더 강력해진 압박 축구를 앞세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성과를 내 왔다. 그들의 성공은 점유율 축구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스페인의 레알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마드리드에게 영향을 미쳤다. 점유율과 패스를 강조하며 스페인 대표팀과 FC바르셀로나가 주도하던 지난 6년의 축구는 이번 월드컵을 기점으로 확실히 뒤로 주춤거리게 됐다. 독일은 스페인이 세계를 정복한 축구로부터 장점을 흡수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강점인 기동력과 견고한 수비, 강한 집중력을 추가했다. 이번 대회에서 경기당 평균 패스 횟수가 가장 많은 팀은 공교롭게 독일이었다. 뛰는 양에 있어서도 변함 없이 독일이 가장 많았다. 공수에 관해 흠잡을 데 없이 밸런스를 구축한 독일은 심미주의와 실리주의를 모두 잡은 최상의 답을 월드컵에서 제시했다.